[책마을] 자신의 권위에 대드는 개미에게 '왕따 물질' 뿜어 복수한 여왕개미

입력 2022-10-21 17:25   수정 2022-10-22 00:53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지만, 시각·청각 등 감각 능력만 놓고 보면 다른 생물들의 발끝에도 못 미친다. 달도 없는 깊은 밤에 희미한 별빛만 보고 정확하게 길을 찾는 쇠똥구리, 초음파로 대화하는 돌고래와 생쥐, 4m 떨어진 곳의 미세한 진동도 감지하는 거미 등 ‘초능력 수준’의 능력을 보유한 생물이 많아서다.

<은밀하고 거대한 감각의 세계>는 동물들이 갖고 있는 탁월한 감각 능력을 최신 연구 결과들과 함께 소개하는 책이다. 영국의 생태학자인 마틴 스티븐스 영국 엑서터대 교수가 썼다.

동물들의 청각과 시각, 촉각, 후각 등이 사람보다 뛰어나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책은 한발 더 나아가 동물들이 이 감각들을 사용하는 방식을 자세히 소개한다. 개미의 페로몬이 집단의 규율을 잡는 등 복잡한 ‘사회생활’에 쓰인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브라질 개미 ‘디노포네라 콰드리켑스’의 여왕개미는 자신에게 도전하는 개미의 몸에 페로몬을 뱉는데, 이 페로몬이 묻은 개미는 다른 개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전자기파 등 인간이 아예 느낄 수 없는 것들을 감지하는 생물도 많다. 전기장을 통해 꿀이 있는 꽃을 찾는 벌이 대표적이다. 벌이 빠르게 날갯짓을 하면 날개가 허공의 먼지들과 마찰을 일으켜 전자를 잃으면서 양전하 상태를 띠게 되는데, 근처에 있는 꽃은 음전하를 띤다. 벌은 이런 전기장을 감지해 먼저 꿀을 가져간 벌이 있는지를 알아챌 수 있다.

바다거북은 자기장을 일종의 위치확인시스템(GPS)처럼 활용하는 사례다. 갓 태어난 바다거북은 자기장을 감지해 망망대해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헤엄친다.

저자는 청각·전기감각·촉각 등 감각별로 여러 동물의 능력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해 나간다. 책 말미에서는 환경오염이 동물들의 감각을 어떻게 교란하고 고통을 주는지도 소개한다. 결론은 이렇다. “우리 자신이 지닌 감각은 보잘것없지만, 어떤 동물도 가지지 못한 ‘깊이 있는 의식’을 갖고 있다. 우리는 책임감을 가지고 그 의식을 지구상 모든 생명의 행복을 위해 써야 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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